'내 그림/(주)오리진게임즈 : 크로커스'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8.03.30 정비공 '미카' 원화 및 일러스트 작업과정
  2. 2018.03.23 마리아 일러스트 작업과정 7
  3. 2017.03.15 레이 일러스트 작업과정 7
  4. 2016.11.10 <크로커스> 캐릭터 '마리아' 일러스트 6

정비공 '미카' 원화 및 일러스트 작업과정

추가로 미카의 작업과정도 공유드려봅니다.


이 작업은 처음에는 원화로 시작했다가러프진행을 완료한 시점에 일러스트까지 그대로 이어서 그려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어 동시에 작업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일러스트 진행과정은 레이, 마리아와 동일하지만, 원화단계에서 했던 고민들을 좀더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추가로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1. 러프


작업에 들어가면서 기획에 대해 파악을 합니다.

기획자분과 대화하면서 여자’ ‘정비공 두 가지의 키워드를 얻었습니다.


기획이 자세하게 나올 때와 많이 열려있을 때 각각의 매력이 있는데요,

기획이 자세하게 나온다면 그것을 어떻게 시각적으로 / 디자인적으로 드러나게 만들지에 대해 더 고민할 수 있어서 재밌고, 많이 열려있다면 저 스스로의 생각을 많이 넣을 수 있어서 재미가 있습니다


이번 경우는 후자인데요, '여자'와 '정비공'을 어떻게 결합해서 보여줄지와 그 외의 모든 요소를 어떻게 보여줄지, 또 시각적으로는 어떤 재미를 줄지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 이 작업에서의 즐거운 포인트였습니다. 


 

저는 이 단계에서 사실 잘 디자인을 한다는 생각보다는 이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아이템을 찾는다는 생각으로 진행했습니다. 


미카의 가장 큰 특징 '정비사'의 경우 항상 무언가를 고치고 이동하고 손님(유저)의 차가 고장나면 출장가기도 하는 그런 이동성까지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활동성이 보장되려면 '이 캐릭터는 무조건 스포티다!'를 외치며 스포티한 디자인의 옷들을 여럿 그려주고, 출장정비사라는 느낌으로 장비들이 가득 든 가방까지 둘러줍니다. 모자도 야구모자부터, 캡모자, 용접보안면까지 다양하게 준비해봅니다. 각 요소별로 조합이 가능한 아이템의 선택지를 준비합니다. 물론 일부러 가짓수를 늘릴 필요는 없고, 조정할 수 있는 여지 정도로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이렇게 러프를 가지고 기획자분과 얘기를 다시 나눠보는데다소 판타지 같은 느낌이 느껴진다는 것과 좀더 일반적인 정비공 같은 느낌이 났으면 좋겠다는 피드백이 왔습니다


기획자분의 눈에 왜 그렇게 보였을까 파악해보니 크로커스가 현대적인 느낌의 복식이 많기 때문에 일상복에서 동떨어진 느낌이 나는 옷 느낌에서 다른 세계관으로 느껴지는 듯 하고, 정비공>태엽으로 단순하게 생각하고 허리벨트에 크게 박아둔 상징이 일반 게임컨셉에서는 자주 쓰이는 방식이지만 여기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또 정비공을 장비가방으로 보여준다는 생각도 자주 쓰이는 방식이긴 하지만, 사실 스패너 하나 만으로도 단서를 주기엔 충분하다는 면에서 과한 컨셉팅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방이나 기타 복잡한 것들을 덜어내고, 보다 평범한 느낌이 드는 복식으로 정비공하면 떠오르는 청 멜빵바지를 입힌 두 가지 버전의 러프를 다시 잡아봅니다.





오른쪽의 러프로 진행하자는 결정이 나게 됩니다. 짠!

그리고 AD님으로부터 러프의 느낌 그대로 일러스트까지 진행해달라는 요청도 받게 됩니다.






작업자는 자신이 경험한 것에 기반해서 작업하기 때문에, 이전에 그렸던 반응이 좋았던 작업이나 성공한 프로젝트에서의 작업흐름에 따라 작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전혀 다른 세계관의 게임 프로젝트인데도 하던대로 작업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과한 컨셉팅이 되기도 하고 혹은 반대로 너무 심플한 컨셉팅이 되기도 합니다. 같은 세계관을 가진 게임프로젝트가 아닌 다음에야 당연한 일이죠. 그래서 세계관 자체에 대해 기획적인 이해도 필요하고, 시각적으로 세계관을 어떻게 보여줄지 가장 큰 방향을 결정하는 '아트디렉터'의 디자인기준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 매력을 만들어내고 채울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모든 걸 이해하고 작업에 들어갈 순 없지만, 러프 단계에서 최대한 많은 대화를 나눌수록 기획자-(AD or 파트장)-작업자(나)가 가진 게임의 세계관에 대한 코드가 점차 맞아떨어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러프 단계에서 필요한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나중에 작업이 끝난 후에 비교도 되지 않을만큼 대대적인 수정작업을 해야할지도 모릅니다. 사실 상당히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고, 원화가로선 아주 고통스러운 일이죠. 필요한 수정은 완성된 이후든 이전에든 반드시 해야하지만, 가능하다면 러프단계에서 바로잡을 수 있도록 의사소통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b






2. 스케치 구체화


러프 상태에서는 최대한 캐릭터에서 살리고 싶은 느낌에만 집중했기에 다른 캐릭터와의 밸런스나 크로커스 그래픽 풍에 대한 고려는 없었습니다기존에 작업완료된 캐릭터들을 둘러보며 키나 체형에 대한 조정을 합니다선 느낌에 기대서 진행한 러프와 덩어리의 실루엣을 구체화하는 스케치는 서로 이질감이 들 때가 많습니다. 가급적이면 원래의 러프를 함께 띄워놓고 가장 중요한 느낌(캐릭터의 성격, 표정)은 절대 놓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진행합니다. 




실루엣을 면으로 잡아보면서 덩어리감을 수정합니다좌우 반전을 해보니 러프와 달리 왼발이 어색해보여서 내려줍니다

 

자동차 정비공이라는 단서를 주기 위해 스케치 단계에서 빠져있던 수첩, 휠 렌치, 차 열쇠꾸러미도 추가로 넣어주고 몽키스패너의 실루엣도 정확히 잡아줍니다.






3. 배색 및 디자인


캐릭터에 있어서 배색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캐릭터의 자세한 생김새는 잊혀지지만 색이 주는 인상이나 특이한 문양등은 기억되기 때문이죠캡콤사의 춘리나 모리건 등을 생각해보면 각 캐릭터마다 당연한 듯 떠올려지는 색이 있고, 일본에서는 에반게리온 레이의 머리칼 색을 본딴 페인트까지 출시되었다고 할 정도니까요. '이 캐릭터는 이런 느낌이야'를 한 가지 색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최고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성복을 코디하는 정도로는 디자인이라 하기에 아쉬울 듯 해서, 흔한 아이템-다른 디자인 느낌을 줄 수 있는 장치를 고민해봅니다.


1. 흔한 청 멜빵바지에 작업복에서 볼 수 있는 허리 아랫단 세로 주름 부분을 믹스해서 배색을 달리해 넣어줍니다.

2. 롱 스니커즈에 벨크로와 형광연두 역삼각형 조각을 덧대어 미카만 신는 스니커즈를 만들어봅니다.

3. 너트 느낌의 재질/두께감으로 태엽모양 귀걸이. 

4. 브랜드속옷 느낌으로 밴드에 ‘CAR DOCTOR’라고 적어줍니다. 'MECHANIC'보단 카 닥터가 직관적이라서요.

5. 용접면도 기존의 투박한 느낌보다는 좀더 모던하고 패션아이템처럼 디자인해줍니다.


'아 이 색은 미카구나' 혹은 '이 문양은 미카구나'를 인식하기 위한 장치를 고민해봅니다.


1. 정비공=자동차가 연상되도록 흔치 않은 타이어 자국모양의 타투

2. 발랄한 느낌의 형광색 매니큐어, 실핀

3. 공사장에서 반사테이프에 자주 쓰이는 형광연두를 활용한 둥근 역삼각형 마크



목에 걸려있던 보안경은 머리 위 야구모자와 겹쳐쓴 용접면과 역할이 겹쳐서 삭제했습니다.


이렇게 배색단계에서 디자인은 모두 끝났네요!

그리고 이번에는 다행히 한번에 OK통과가 됩니다.






4. 묘사


묘사는 마리아, 레이의 작업과정과 동일하게 글레이징 기법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보다 쉽게 느낌을 잡기 위해 색 레이어를 켜둔 상태로 명암 레이어를 채색해나갑니다무채색으로만 묘사를 하면 되므로 swatch의 회색계열을 찍어 사용하거나 컬러 패널을 grayscale로 해두시면 편합니다




1. 우선 가장 크게 떨어져보이는 어둠을 찾아서 표시해줍니다. 빛의 방향과 세기를 결정하는 과정입니다이때 정한 어둠의 정도가 그림 전체적으로 사용될 명암톤의 범위를 결정하기 때문에 이때 칠한 그늘보다 더 진해지는 건 역광 조차도 닿지 않는 접힌 부분들이나 빛의 방향과 정확히 평행한 면(가장 어두운 면) 정도일 겁니다그 외엔 저 어둠보다는 확실히 옅어야 그림이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기준되는 어둠을 잡은 이후에는 빛의 방향에 맞춰 차차 명암 묘사를 진행하면 됩니다.




2. 묘사를 하는 중간중간 명암레이어 뿐만 아니라 색 레이어에서도 디테일을 올려줍니다. 청 멜빵바지의 자연스럽게 헤어진 부분과 흙묻은 느낌을 추가해줍니다자연스러움과 디테일을 위해 용접모에 생긴 자국들을 추가해주고몸에 묻은 흙자국들을 추가해줍니다. 화장과 자연스러운 홍조도 올려줍니다. 그리고 뒤늦게 추가했던 자동차 키들도 구체적으로 형태를 잡아줍니다.



 

3. 열심히 명암묘사를 하고, 명암&컬러 레이어를 함께 켜면 이렇게 됩니다. 






5. 손


제 작업에서 어김없이 나오는 과정입니다. 최대한 어울리는 각도로 잘 꺾어서 찍어봅니다.





스케치 단계에서든 면을 잡는 단계에서든 혹은 형태를 잡는 단계에서든 작업하시는 분들이 편한 시점에 형태를 잡게 될텐데요오른손은 비교적 쉬워서 면을 잡을 때 잡은 그대로 묘사가 되었고 왼손은 자주 그리던 각도가 아니어서 어려웠던 터라 묘사를 진행하면서 잡아주었습니다. 매번 기본기 훈련의 필요성을 격하게 느낍니다.

 



6. 하이라이트 및 반사광




재질마다 반사도가 다르기 때문에 고려해서 빛을 올려줍니다.이때 금속부의 느낌이 확 올라오게 됩니다




7. 완성


크로커스 로고를 올려주면 완성입니다!





제 폰이 아이폰이라 아이폰 화면 비율로 레이아웃도 해보고, 완성의 기쁨을 즐겨봅시다:)





본 포스팅에 포함된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오리진 게임즈에 있습니다. *




마리아 일러스트 작업과정

크로커스 캐릭터 '마리아' 일러스트의 작업과정은 네이버에 있는 크로커스 팀블로그에 공개했었는데요, 제 블로그에도 올려두면 오다가다 참고하실 분들 계실 듯 해서 내용 그대로 올려둡니다. 원화가들, 혹은 원화가로 취업준비중이신 분들은 서로의 작업과정을 통해 힌트를 얻곤 하는 것 같아요.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혹시나 해서 말씀드립니다.

글은 재직당시 시점으로 적혀있지만, 현재 저는 오리진게임즈를 나와서 건강회복을 위해 쉬고 있습니다. )


"크로커스 팀블로그의 마리아 일러스트이야기 링크"
"크로커스 팀블로그의 마리아 원화이야기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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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크로커스에서 그림으로 밥값하고자 고군분투 중인 원화가 이선미입니다

원화가 홍지원님이 담당하셨던 캐릭터 마리아원화작업을 바탕으로 제가 마리아의 일러스트를 진행하게 되었는데요, 오늘은 그 작업과정을 그림쟁이 모드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짧게 말을 못하는 병이 있어서요(…) 좀 많이 길어질 수도 있지만 짧게 쓰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일러스트 선공개 후설명!




 

1. 러프 시안


우선, 기획자분과 대화를 나누면서 마리아 일러스트에서 표현되었으면 하는 중요한 키워드들에 대해 대화를 나눕니다. 이때 기본 설정이나 현재 작업중인 마리아의 특성 같은 것들에 대해서도 듣게 되죠


크게 두 가지 방향 정도로 얘기가 진행이 되는데- 첫번째는 레오와 쌍을 이루는 느낌으로 포즈를 잡으면서 도도하면서도 발랄한 느낌으로 잡아보자!였고, 두번째는 현재 작업중인 마리아의 주제곡(!)과 어울리도록 좀더 댄서의 느낌을 표현하는 방향이었습니다.  



위와 같이 큰 두 방향의 시안을 놓고서 기획자분과 대화를 나눈 뒤 두번째 방향으로 진행하게 되는데요, 멋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캐릭터의 특성이 좀더 보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것-이 주 이유였습니다.


캐릭터 일러스트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이 지점이 아닐까 합니다. 일러스트는 원화에서 생략되어 있던 성격이나 움직임에 대한 단서를 통해 보다 더 생생하게 캐릭터가 느껴지도록 하는 것!


그래서 사실 제 경우에는 러프 구상 단계에서 느낌이 오지 않는다면 더 다듬는다고 해도 좋아지기 어려운 것이 대부분인 듯 합니다.


- 그리고 사담으로 많은 그림쟁이 분들이 러프를 어느 정도 러프한 걸 러프라고 볼 것이냐-라는 주제로 고민들 많이 하시는 걸로 아는데요, 저는 앞으로 어떻게 작업이 전개될지 예측되는 정도를 기준으로 생각합니다. 만약 저 혼자 작업하면 어떻게 작업할지는 제 머릿속에 다 있으니 이것보다도 훨씬, ~~~~~씬 러프했겠지만(졸라맨 수준으로요), 기획자분들이나 함께 개발중인 프로젝트 개발자 여러분들과 같이 보며 얘기를 하기 위해서는 그 분들의 머릿속에서도 어느 정도 결과가 예측되어야 하므로 보다 구체적으로 러프를 잡게 됩니다.

 


2. 스케치 다듬기 & 투시잡기



잡아둔 러프를 기준으로 스케치를 구체화시켜나갑니다. 선화였을 때는 어색하지 않았을 선들을 덩어리가 잡혀도 이상하지 않도록 조금씩 단단하게 만져봅니다. 그리고 팔의 기어장치와 총이 잘 보이도록 조금씩 각도를 수정해둡니다.


스케치가 깨끗할 필요는 없지만, 본인 스스로 결과물이 예측되도록 구체화시켜놓는 것이 중요포인트입니다.


두구두구두구두구두구!! 스케치를 잡을 때 해두어야 할 중요한 작업!

무시무시한총과 아머의 투시 잡기시간입니다.

다행히 우리 크로커스는 3D 그래픽이므로! 이미 만들어져 있는 모델링을 각도에 맞춰 찍어달라고 요청해보았습니다:D

짜잔~




운이 좋다면 그대로! 선을 따서 바로 샤샤샥~ 하면 좋았겠지만… 스케치에 들어간 렌즈왜곡까지 모델러분이 표현해서 잡아주시기는 힘들기에(…) 모델링 캡쳐본은 교차확인용으로만 쓰이게 됩니다(눈물)


하지만 이것은 생각보다 꽤 중요한 단서가 되어주는데요, 제 머릿속에만 있는 형태와 실제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투시 가이드선을 잡아주고 스케일에 맞춰 덩어리감을 파츠별로 잡아주면서 동시에 각 파츠별로 실루엣을 색면을 나눠서 잡아줍니다.


이 단계를 지나고 나면 짜잔!




요렇게까지 하고 나면 묘사할 준비가 다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3. 묘사



기본적으로 덩어리는 흑백 명암으로 묘사해줍니다. 위에서 잡아둔 색면을 multiply해서 껐다 켰다 해가며 느낌을 잡아줍니다크게 느낌이 잡혔다 싶으면 구체적으로 잡아나갑니다.




사실 이런 식의 작업방식은 이 곳에 와서 처음으로 진행해보았는데요, 익숙해지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익숙해지고 나면 부분부분 묘사할 때마다 동시에 질감//반사율/빛색깔/역광색깔을 생각하며 그리던 것들이 분리되어서 하나씩 집중해서 표현해나갈 수 있다는 아주 큰 장점이 있더라구요

 


이 이미지는 물리엔진에서 거칠기&메탈릭한 정도를 기준으로 표현된 질감입니다. 묘사하다가 헷갈릴 땐 이런 걸 참고해줍니다.

 


4. 틀린 형태 수정=

매번 스케치를 잘 한다 하면서도 놓치는 부분들이 꼭 생기는데요, 익숙하지 않은 형태를 잡을 때가 한군데 이상씩은 생기는 듯 해요. 딱 맞는 레퍼런스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땐! 직접 만들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듯 합니다. 특히 저는 일러스트 작업에서 표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인데요, 얼굴 표정 못지 않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 손이라고 생각해서-입니다. , 그건 그거고 어렵긴 어렵죠 ㅜ

그래서 각도에 맞춰 이렇게 열심히 손 셀카를 찍어줍니다.



손셀카: 최대한 원하는 각도를 얻어내는 것이 포인트!



사진을 참고해서 색면 실루엣 위주로 형태를 먼저 잡아두던 걸 조금 순서를 바꿔 명암 묘사 단계에서 형태를 잡아준 후 그 위에 정확한 실루엣을 잡아줍니다. 하나의 작업 방식 안에서도 상황에 따라 순서가 바뀔 때가 있는데요, 그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손을 예시로 들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자료참고는 정말 정말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참고하지 않아도 이미 잘 그리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인체 하나만 놓고도 체형비율 / 지방량 / 근육량 / 나이대 / 힘의 긴장이완상태 / 각도 / 동세 / 건강상태나 화장유무에 따른 질감차이 / 그림 스타일에 따라 다른 모습이 표현되어지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많은 자료를 보고 이해도를 높여주는 편이 결과물의 퀄리티를 높이는데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사람의 무의식은 무서운 거라서, 보는 사람들이 하나 하나 이성적으로 따지고 보진 않겠지만 보는 순간 본능적으로 정보를 분석하게 되어있거든요. 참고로 이 그림을 그리면서도 직간접적으로 모아서 본 사진자료만 100여장 정도 되네요.



5. 텍스쳐 묘사



아머와 총에 묻은 페인트자국과 긁힌 스크래치들 사이로 드러난 금속, 그 금속이 살짝 녹슨 부분, 낙서들을 잡아줍.니다. 그리고 청 소재의 옷에 꺾인 부위마다 물 빠진 부분들, 많이 닳아서 살짝 헤진 느낌의 색감들을 넣어줍니다. 이미 묘사해둔 명암레이어를 켜서 함께 보면 이렇습니다.




피부가 너무 창백해보이죠? 흰색을 명, 검정을 암이라고 했을 때 암부에만 색을 넣어줘봅니다. 그리고 레이어를 다시 켜면!





그리고 역광을 넣어서 느낌을 봅니다. 역광이나 세부 피부톤은 이펙트를 넣으며 세부적으로 다듬게 됩니다.



하늘빛이 비쳐서 슬쩍 푸르게 비치는 톤도 넣어줍니다. 제가 평소에 쓰는 질감보다 상당히 매트한 느낌으로 표현했는데, 명암의 표현이 그렇다 보니 하이라이트가 과해지면 조금 징그러워지고 부담스러워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정도 조절이 항상 어렵지요.

 


6. 이펙트



일단 레오 일러스트와 통일성을 위해 바닥을 비슷한 느낌으로 깔아주고, 아머가 작동되는 느낌을 주기 위해 아머 원형부 위로 여러 원형의 선들을 띄워줍니다.




아머의 이펙트는 이렇게 레이어를 나눠 그린 후 한꺼번에 투시를 잡아주면 금방 표현됩니다.


! 그리고 배경을 그냥 두기에 심심해서 마리아의 리듬감도 더 느껴지게 할 겸, 마리아의 핑크 / 마리아의 청록빛을 좀더 톤다운한 색감으로 일렁이는 연기를 깔아주기로 합니다연기브러쉬를 합성해 핑크 / 블루 연기의 실루엣을 각각 잡아주고, 좀더 빛나는 느낌을 주기 위해 레이어속성 normal모드에서 빛이 뭉치고 흩어지는 것을 표현해줍니다. 그 후 레이어속성을 screen으로 바꿔줍니다.



좀더 공기가 느껴지게 하기 위해 먼지 입자를 날려줍니다. 아머 주위에는 방향성이 느껴지는 입자를 핑크 / 블루 빛에 물들게 하여 추가해줍니다.



 

7. 완성

크로커스의 멋진 로고와 로고를 응용한 이미지를 앞 뒤로 깔아줍니다.

드디어 완성!



 

일러스트 작업과정에 대해 어느 정도선까지 보여드려야 할까 고민을 참 많이 했는데요기왕 기회가 되는 김에 최대한 자세히 알려드리다 보면 또 누군가는 더 자세히 쓰시는 분도 나올 테고그러다 보면 서로서로 작업에 대한 힌트를 얻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요렇게 써봤습니다.

 

저 스스로 작업을 되돌아볼 수 있어서 저에게 큰 도움이 된 시간이었네요.

 

기나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D

 

 

* 본 포스팅에 포함된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오리진 게임즈에 있습니다. *

 


레이 일러스트 작업과정

CROCUS 팀블로그에선 마리아의 작업과정을, 아트스테이션에선 미카의 작업과정을 보여드렸었는데요,

오늘 제 블로그에서는 의사선생님 레이의 일러스트와 그 작업과정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시간이 나면 마리아와 미카의 작업과정도 다시 블로그에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우선 일러스트 먼저 보여드리고, 뒤이어 시간 순서대로 설명드릴께요:D





우선 레이의 원화입니다.

원화가 '서영진'님께서 레이의 디자인을 담당해주셨는데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의사선생님과는 조금 다른CROCUS 세계관에 어울리는 개성있는 복식으로 잘 디자인해주셨습니다.



서영진님의 디자인을 보면, 그 캐릭터를 떠올릴 수 있는 좋은 장치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데요-

레이의 가운과 구급박스에 박힌 ‘+’ 문양에서는 의료행위를 하는 사람임을허리춤에 달린 명찰에서 공식기관 소속이라는 단서를그러면서도 안에 입은 옷들은 레깅스에 미들부츠, 탑을 배치해서 독특한 분위기를 풍깁니다전체적으로 에메랄드빛을 포인트색으로 써서 헤어색과 함께 레이를 떠올리게끔 해주네요.

 



디자인에 대해 파악을 마친 후 레이의 분위기를 잘 보여줄 수 있는 포즈를 잡아봅니다.

원화상에 바른 자세로 똑바르게 서서 화면을 바라보는 느낌이 좋아서 그것을 살린 포즈로 하나그리고 조금은 더 움직이는 도중의 느낌으로 잡아봅니다




레이 자체가 무표정에 말수가 많지 않은 캐릭터여서 오른쪽 시안은 약간 교태를 부리는 듯도 하다고 해서 왼쪽의 포즈로 작업에 들어가게 됩니다


옷에 가려진 바디라인과, 이목구비 비율, 옷이 흩날리는 실루엣 등 자세한 형태를 구체적으로 스케치해줍니다.





예전에 소개드린 일러스트들과 마찬가지로 명암과 색 레이어를 구분해서 작업하는데요우선 기본바디 / 헤어 / 가운 / &레깅스 정도로만 간단하게 면을 잡아주고기본 명암만 살짝 깔아줍니다이때 얼굴의 느낌은 다른 곳보다 자세히 잡아줍니다아무래도 사람들의 시선이 가장 많이 닿는 곳이 얼굴인 만큼 얼굴의 인상이 처음에 잡혀있지 않으면 작업자 스스로도 느낌 잡기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레깅스의 면들을 쪼개주고, 원화에는 없는 지퍼라인을 추가해줍니다지퍼라인은 하체라인을 볼 때 시선의 흐름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헤어가 너무 달라붙어 보이지 않도록 앞머리를 띄워주고하체의 레깅스 질감을 생각하며 명암을 깔아줍니다.



 


느낌을 더 잘 보기 위해 임시로 암부에 색을 넣어주고덩어리 묘사만 되어있는 몸 위로 그림자를 잡아줍니다.





어둠을 더 어둠답게 잘 잡아주고스케치만 되어있던 차트와 구급상자, 명찰, 청진기를 그려넣어줍니다디테일을 더 넣을 수 있는 곳이 없는지 넣었다 뺐다 합니다.

 

손도 좀더 느낌에 어울리게 잡아줍니다.

 





가운의 디테일들을 채워줍니다어둠면의 더 진한 어둠들을 찾아줍니다임시로 넣어줬던 암부/명부의 색을 제대로 잡아줍니다.


 



역광과 반사광들을 넣어줍니다빠진 곳이 없는지 살펴봅니다.





빛이 뒤에서 떨어지는 느낌을 더 살려주기 위해 머리카락이 빛을 투과해 밝게 빛나는 가닥들을 넣어줍니다옷과 살결, 헤어에 하이라이트들을 넣어줍니다과하게 넣으면 부담스러워지기 때문에 정도를 조절하며 그려줍니다그리고 하체쪽은 아래로 갈수록 어두워지도록 어둠을 깔아줍니다공기의 느낌을 위해 먼지 파티클도 몇 개 올려주었습니다표정을 더 무표정에 가깝게 잡기 위해 입 매무새도 다듬게 됩니다.


 



배경이 심심하지 않도록 심장박동 그래프를 바탕에 넣어주고,

크로커스 로고를 맨 위에 얹어주면 완성!

 

일러스트는 캐릭터의 어떤 점을 보여주고 싶은지에 따라

연출도 작업과정도 많이 달라지는 듯 합니다.

매번 고민되는 어려운 작업이지만, 그만큼 재밌기도 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본 포스팅에 포함된 모든 이미지의 저작권은 오리진 게임즈에 있습니다. *



 

<크로커스> 캐릭터 '마리아' 일러스트

오랜만에 포스팅 남깁니다. 

저는 현재 '오리진게임즈'라는 회사에 다니고 있고, <크로커스>라는 프로젝트에 몸담고 있습니다.


<크로커스>는 기존의 게임들과 확연하게 다른 느낌의 아트웍을 통해 독특한 세계관을 잘 보여주고 있는데요, 

원화가 '홍지원'님이 잡아주신 마리아의 디자인으로 제가 일러스트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고,

회사 팀블로그에 자세한 작업 과정을 공개할 기회가 생겨서 제 블로그에도 링크를 공유드려 봅니다. 


기존에 제가 해오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업을 하게 되어서 이 작업 내에서도 약간 헷갈린 부분들도 있지만,

글을 씀으로 인해서 스스로 더 잘 이해되기도 하고 글을 다 정리한 이후에 깨닫게 된 부분들도 있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링크 타고 가셔서 읽어주시고, 궁금한 점은 언제든 글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D



"오리진게임즈 팀블로그 '마리아 일러스트 작업과정'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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