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UNC아카데미에서 주최한 '정준호AD&베테랑개발자 세미나'를 다녀왔습니다. 게임원화뿐만 아니라 게임개발 전반에 걸쳐 설명을 해줘서, 평소에 회사에 일을 하면서도 자세히는 몰랐던 다른 파트에 대한 지식을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준호씨의 시연회가 있었습니다! 원래 시연회는 잘 안하신 걸로 아는데... 세팅문제로 고생하시긴 했지만, 이미 과정을 다 그려오셔서 대강의 작업흐름은 다 보여주셨네요. 싸인도 받고, 악수도 했습니다 'ㅂ' 히히
요즘에 크게 느껴지는 게 있는데, 그걸 오늘 정준호씨 작업을 보면서도 느꼈습니다. 그림풍이나 작업방식은 달라도 드로잉이 최대한 간결하면서도 확실한 형태를 지녀야 그 후의 작업이 훨씬 매끄럽다는 거였습니다. CG를 처음시작하고서 백지 위에 멈춰버리는 손을 움직이게 하느라 러프하든 어쨌든 일단 움직이고 보자!는 식으로 막 거칠게 그려왔었는데, 보다 간결한 선, 그리고 정확한 선을 그려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게 됐네요.
최근에 minskee님 블로그를 처음 가봤습니다. 원래 좋아하던 작가분이시긴 했는데 블로그주소는 몰랐거든요. 일러스트는 물론 말할 것도 없이 일품이시지만, 크로키를 보면서 느낀게 참 많았습니다. 지금까지 저의 크로키는 일단 눈에 온 자극에 최대한 빨리 반응해 손을 움직이는게 주목적이었습니다. 최대한 비슷하게, 최대한 빠르게-였는데, minskee님의 크로키는 선 자체는 간결하면서도 덩어리로 '동세'를 잘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머리-몸통-팔-다리의 덩어리 구조가 어떻게 연결되어 어떤 자세를 만들어내는지 잘 보였습니다. 그걸 보고나니, 제 크로키는 어느덧 30초 안에 빨리 그려내는 건 익숙해졌으나, 이미 완성된 실루엣을 보고 완성된 실루엣에 최대한 비슷하게 그려내는- 말 그대로 머릿속의 움직임이 아닌 눈으로 베끼는 움직임일 뿐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이제 각 구조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머리로 생각하면서 최대한 간결한 선으로 그리자-라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오늘이 그 첫날, 구조가 한 눈에 보이게 그리지도 못하고, 조금만 방심하면 바로 혼잡하게 선이 엉키지만- 계속하다보면 보다 정확하고 간결한 선을 쓰게 되겠죠.
그리고 사람 얼굴을 연습할 계획인데, 이 또한 스케치는 최대한 정확하고 간결한 선을 쓰자-가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