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13

지난 금요일까지 에픽퀘스트가 있어서 ㅋㅋ 그걸 해치우고...
이것저것 생각할 꺼리들이 많이 생겨서 좀 생각을 정리하면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한번씩 크로키한 거랑... 오늘분의 크로키랑 손이미지떼기.
쉬다가 하니 역시 속도가 많이 느려졌군요. 갑자기 컬러로 모작을 해서 그런 거 같기도 하지만 ㅋㅋ
크로키는... 사실 그렇게 늘었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하지만 1월의 것과 비교해보면 잡선은 확실히 많이 없어졌네요.
매일 하는게 중요하긴 한 거 같습니다.
이제 슬슬 다시 발동 걸어야죠.

일단 오늘 손풀기는 대강 이렇고... 지금부터 잠들기 전까지는 계획을 세우고 아이디어스케치도 좀 하고 해야할 거 같습니다.


        





음... 그리고 잠시 몇가지 잡담.

1. 다이나믹 듀오가 참 좋군요. 룸메랑 친구들이랑 다같이 노래방가서 룸메님이 부르는 노래들이 가사들이 하나같이 주옥같아서 보니 모두 다이나믹 듀오의 노래. 집에 와서 룸메가 골라놓은 노래들을 듣고 있자니 귀에 촥촥 감깁니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잘 만들 수가 있는거죠? 저 말들이 쏟아져나오는 그들이 참 신기하고 대단해보입니다.

2. 나름 생활형 요리스킬들을 많이 마스터하고 있는 거 같습니다. 문어모양 비엔나소세지만들기스킬은 마스터한 듯 하고, 얼마전 슬라이스치즈를 넣은 계란말이를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새우젓이 마법의 아이템이라는 것도 발견했죠. 맑은 국들의 간을 볼 때 그냥 소금보다 새우젓으로 조절하면 훨씬 맛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만두국이나 미역국에두요. 좀더 생활이 안정되면 온갖 요리들을 마스터해보고 싶네요. 맛난 걸 만들어 먹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니까요 ㅋㅋ

3. 보건증이라는 퀘템을 획득했습니다. 이제 저는 음식관련업계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취업이 언제 될지 모르고 생활비가 간당간당해져가는 이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아이템이라고 할 수 있죠. 타지에서 돈이 떨어져가니 생각보다 이거 불안함이 커지네요. 밥을 굶으면 포악해지는 편이라 ㅋㅋ 차가운 잿빛도시의 흥분한 괴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얼른 알바가 확정되면 좋겠습니다.

4. 그리고 잠시 혼잣말처럼 반말로 배출한 글자의 나열들.

며칠 전 빵쪼가리와 양상추, 정체모를 고깃덩어리가 켜켜이 쌓인 햄버거를 끼니삼아 사들고 매장의 2층 유리창가에 앉아 기계적으로 저작운동을 하다가 눈에 들어온 광경.
유리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치 저들과 난 다른 생명체, 다른 존재인 양 무심히 그들을 바라본다. 잎사귀 하나 없이 헐벗은 가로수, 그 옆을 지나가는 느릿한 끝없는 차들의 행렬. 버스를 기다리는 무표정한 사람들의 줄, 이 모두를 뒤덮은 옅은 잿빛 하늘과 그것들을 유리 한 장에 넣어 감상하는 나. 그러다가 문득 그것들이 한없이 안쓰럽다가, 더 없이 아름다워 보이다가 분명 필요이상으로 감성적인 상태라는 걸 인지하면서도 눈물이 울컥 쏟아진다.
난 저 속에 속한 하나의 개체임에 분명하지만, 내가 저 속에 속하든 속하지 않든 이 모습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다행이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다. 여기서 누군가가 이 세상의 부조리를 소리치며-고려대 대자보를 쓴 그녀처럼- 이 세상이 바뀌어야 한다고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어도 이 광경은 그대로이고, 누군가가 모두의 눈을 가리며 모두를 위한 길이라며 국가예산을 빼돌려 줄곧 삽질같은 엄한데에 쓴다고 해도 이 광경은 한치의 변함이 없을 것이다. 당연한 사실, 사실 세상은 옳은 것 그른 것에 따라 천지개벽하듯 달라지는 게 아니라 그 모두를 포함한 모습, 그 자체인 거니까. 그 사실이 다행이기도 하고 한없이 슬프기도, 간혹 분하기도 한다.

5. 예전엔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았던, 실제로도 그 비율이 높지 않았던 '커플'이라는 종족이 나이를 먹을 수록 그 세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현재진행형인 커플들, 과거완료형인 커플들, 다가올 미래에 두근대며 기대하는 커플들.
그다지 부럽다거나 질투가 난다거나-하는 건 잘 모르겠습니다만, 본의 아니게 그들 곁에서 그들의 연애사를 바라보게 되다보니 연애와 관련없는 저도 간접체험을 하게 되는군요. 마치 고3 입시미술 학원강사알바를 하게 되면 입시시절로 다시 되돌아간 듯한 착각을 하게 되는 것처럼요. 연애라는 거 제가 직접 해보고 느껴보고 싶은데, 이거 간접체험으로 이미 너무 진이 빠져버리네요. 그리고 간접체험으로 느끼고 있는 그 연애라는게 마냥 달콤하지만은 않아서 조금 씁쓸합니다.

6. 날씨가 무진장 좋습니다. 봄이 오나봐요.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너무 기분 좋네요. 이불을 옥상에 널어두고, 햇빛내음 가득한 이불에서 잠들고 싶습니다. 친구네 원룸은 이불을 널어둘 곳이 없어서, 그게 좀 아쉽네요.